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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9)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_백영옥 에세이 : '아무래도 싫은 사람' 패키지 투어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_백영옥 에세이]    "삐쩍 마른 말라깽이에 얼굴이 참 못생겼구먼!"거리낌 없이 직설을 퍼붓는 린드 아줌마 같은 사람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솔직하게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게 건강하다고 믿는 부류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게 '나는 뒤끝은 없다' 라는 것인데, 사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리는 사람들에게 뒤끝이 있을 리 없다.  최근에 직설화법을 쓰는 사람과 가깝게 지내며 힘들었던 기억이납니다.솔직함과 정중함을 가장한 무례함이 저를 힘들게 했네요.그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어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저 사람이 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들로 몇 시간이고 대화를 했던 사람입니다. 그랬던 사람인데..

(24.11.05) 예견된 결말

몇 해를 알고 지내던 지인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저와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었던 사람이에요.그래서일까요. 어떤 한 그룹에서 여러 해를 만나면서도 딱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질 않았던 사람이죠.그런데요. 어느 우연한 계기로 일대일로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같은 그룹의 구성원으로만 지내던 사람을 개인적으로 만나니 얼마나 어색할까요? 훗,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리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영혼의 단짝을 만난 것 마냥 급속도로 가까워졌어요.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비슷한 성향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가까워진 만큼 한 번 만나면 몇 시간이고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회고록을 작성하듯 꼼꼼하게 서로를 이야기했고 알아갔어요.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며 눈물도 흘리고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