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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0) 사람 마음이란..

ㄱ ㅐ ㅇ ㅁ ㅣ 2024. 12. 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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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절교 선언을 하고 난 뒤, 이틀 뒤에 운영진과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서 만났는데.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이 제 쪽을 처다도 보지 않더라고요. 한 직장에서 또 어찌 이렇게 모른 척하고 사나요. 저는 그녀에게 딱히 악감정이 남아있지 않은데, 그녀는 달랐나 봅니다. 결국 제가 또 먼저 말을 걸었어요

"오랜만이네요, 00샘"

깜짝 놀라며 이제야 저를 쳐다보더니 며칠 전에 보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더군요

"그때는 인사도 못했잖아요. 그래서 오랜만인 거 같네요" 

이렇게 인사를 하고 점심을 같이 먹고, 대화 아닌 대화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티를 내지 않는다고 해도 티가 났는지, 아니 사실은 저에게 그 선생님의 상황을 묻는 분에게 "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라는 제 반응에 이상함을 느꼈을지도 모르죠. 그냥 요즘 연락을 잘 안 해서 잘 모르겠다는 제 말에 눈치를 챘을 수도 있겠어요.

 

그간 분명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사람들이 저와 그녀의 사이가 소원해짐을 눈치채곤 그녀의 흉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겼어요. 보편적으로 감정이라는 것이 사람들마다 비슷하게 느껴지나 봐요.  그간 제가 그녀에게 느꼈던 감정들을 다른 분들도 느끼고 있었던 듯했어요. 

 

실드를 쳤던 과거와는 다르게 무반응이거나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반응이 저절로 나오는 제  모습을 보고도 아직 수련이 부족하구나 싶었어요.  이곳은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 집단이거든요. 예전에 그녀도 그렇게 말해줬었고요. 선생님들이 모두 여자분들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내신 분들이라 다들 공유된다라는 사실도요. 어떻게 말들이 전달될지도 모르는데,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게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뭐. 이러다가 금세 잊겠죠... 미련 한가득, 걱정 한가득을 담고 살지만, 비중 없는 상황이나 존재에 대해서는 또 금방 잊히니까, 이러다가 금세 잊힐 듯해요. 

 

한때는 정말 영혼의 단짝이었던 거 같았는데, 금세 잊히는 걸 보니 참 서글픈 마음도 듭니다.